
더위에 지친 몸과 정신이 회복되기도 전에 너무 일찍 와버린 가을은 나를 채우기도 전에 손끝에서 바람이 스치듯 가버릴 것만 같다. 점점 계절간 간극이 짧아지는 탓이다. 곡식이 무르익는 충만한 계절, 어느 하루쯤 나를 온전하게 담아내고 싶다면 걷기만큼 좋은 것이 없다. 최근에 모 영화배우는 걷기학교라는 모임을 만들고 책을 출판하면서 걷기 예찬을 실행 중일 정도로 걷기에 열정적이다. 걷기는 인간이 태어나 걷기 시작하면서 죽을 때까지 평생 동안 배우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운동법이지만 정신을 일깨우는 명상 수행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