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미로운 목소리로 느긋한 마음을 안고 듣는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는 이제 이 도시를 알리는 도시 전도사가 될 정도로 익숙해졌다. 이 도시를 다녀오지 못한 사람이라면 노랫말처럼 정말 감미로운 곳인 줄 알지만 사실 여수는 활력이 넘치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도시로 여행자들이 손꼽는 여행지 중 하나다. 여수의 새벽은 유난히 활기차다. 밤새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배들이 항에 들어와 경매를 하기 위한 작업을 준비하고, 여객선 터미널에서는 이른 아침 여객선을 타고 여수의 섬군을 들어가기 위해 밤새 이동해서 온 여행자들이 하나, 둘, 도착하면서 새벽을 깨운다. 한 바탕 소란스러운 새벽 아침이 끝나면 식도락 여행자들의 시간이다. 바닷가를 중심으로 터미널 주변의 수산시장에서는 해산물을 사려는 사람, 식당에서는 싱싱한 바다 먹거리를 먹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서다.



돌산대교에서 승용차로 10분이면 도착하는 곳에 위치한 용월사는 향일암에 가려져 그 명성이 알려지지 않은 비교적 조용한 일출 명소다. 마을을 지나 산길로 가며 이곳이 정말 일출 명소가 맞을까 싶지만 주차장에서 용월사로 가는 300m의 숲길이 절집으로 가는 운치를 더한다. 남해바다를 보고 있는 미소가 자애로운 해수관음상 앞은 해마다 1월 1일이면 일출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용월사 경내에서 108 계단을 따라 바다 절벽을 내려가면 용왕님을 모신 용왕전에 갈 수 있는데 계단이 제법 가팔라 힘들지만 내 자신의 수행이라 여기면 오르내릴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