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환의 50 춘기]⑨ 가장 제주다운 길 `애월읍 한담해안산책로`

제주 한담해안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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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트립in 고상환 여행작가] 한담해변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카페에서 잠시 쉬었다 걸을 생각이다. 그런데 카페로 들어서는 길이 바로 카운터다. 마치 먼저 음료를 주문하고 돈을 지급하지 않으면 들어 올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예쁘장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마음을 지녔구나. 난 이 카페의 규칙에 동의하기 싫어졌다. 대신 해안로를 걷는다. 풍경은 아름답고 커피 마실 곳은 넘친다.



애월읍의 한담해안산책로를 걸었다. 제주 여행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애월읍 해안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한담해안산책로의 시작은 한담해수욕장이다. 애월읍에서 애월로를 따라 걷다가 토비스 콘도에서 우측으로 길을 잡으면 나오는 손바닥만 한 아주 작은 해변이다. 지도에는 한담해수욕장이라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투명카약 체험장으로 쓰인다. 주변에 유명한 카페와 음식점들이 여럿 있지만, 인심은 기대하기 어려우니 선택은 50 춘기 그대의 몫이다. 카약체험장 우측의 ‘장한철 산책로’ 표지석이 해안 산책로 입구다.



산책로 중간 기이한 모양의 악어 바위와 붉은 고래를 지나면 물질 중인 해녀들을 볼 수 있다. 마침 한 단체의 안내를 맡은 문화관광 해설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인다. 제주의 풍경과 역사에 대한 짤막한 해설 후, 해녀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잠수하는 해녀의 모습과 유난히 고된 그녀들의 삶이 오버랩 된다. 이제는 제주에서 해녀를 만나도 대뜸 카메라부터 들이대지는 못할 것 같다.

제주 올레길 15코스의 일부인 이 길은 곽지과물해수욕장까지 이어진다.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하고 아이들과 함께 걸어도 부담 없는 길이다. 해안을 따라 구불구불 휘어지며 멋진 풍경을 내어주는데, 검은 현무암과 푸른 바다가 대비되는 이국적인 코발트 빛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다. 걷는 내내 눈이 호강하는 길이다.



산책로가 끝나는 곽지과물해변 역시 풍경 하면 빠지지 않는 곳이다. 하얀 모래밭을 즐기는 사람들, 파도가 일렁이는 모습. 모두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제주 동쪽에 월정리라면 서쪽에는 단연 곽지과물이다. 온종일 그냥 바다만 바라봐도 좋은 곳이다. 해변 한쪽에는 과물 노천탕이 있다. 해수욕장 개장 기간에만 운영하는 진짜 노천탕이다. 남탕보다는 여탕이 경치가 더 좋다는데 확인은 하지 못했다. 개장 전이라 비어있는데도 부끄러운 건 뭔지.



코스 거리 : 2.2km / 난이도: 하

소요시간: 도보 30분 소요

대중교통: 제주시 제주민속오일장 정류장에서 202번 버스이용. 한담동 정류장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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