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처럼 따사한 한옥스테이..연인들을 위한 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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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예스러움 묻어나는 한옥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전통미에 취한다. 그런 곳에서 하룻밤이라니, 남자라면 의리와 지조를 지키는 선비가 된 기분일 것이고 여자라면 뛰어난 규수가 된 기분이 들 것이다. 다양한 전통문화체험과 한옥체험이 가능한 한옥스테이는 외국인 친구가 놀러 왔을 때뿐 아니라 가족들과, 연인과 함께여도 손색이 없다. 서울에서 4-5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한옥스테이 3곳을 소개한다.

1. 강원도 영월 조견당

주천면에 위치한 조견당은 200여년의 세월을 지내온 만큼 마을의 중심으로 굳건하게 서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현대식으로 새로 지어진 집들과 달리 조견당은 시간의 흐름을 그대로 머금은 채 이웃들과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조견당 담벼락 앞에는 하늘에 닿을 듯 높이 뻗은 밤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무려 500년이 넘은 밤나무라고 한다. 마당에 소담하게 핀 꽃들이 피고 지는 것을 몇 백 번이고 지켜보면서 긴 시간 동안 영월을 지켜주고 탱글탱글하게 여물은 밤알로 주민들을 기쁘게 했을 밤나무는 여전히 조견당의 터줏대감 역할을 한다.

조견당에서는 다른 한옥들과 달리 특별한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6월이면 진행되는 ‘궁핍한 시절 음식 먹어보기’가 그것이다. 보리밥과 나물 등을 먹으며 과거 6월 하순쯤 찾아오던 보릿고개를 몸소 체험해 보는 것이다. 이것은 배고픈 이웃들과 양식을 나누었던 조견당 사람들의 공생 철학이 담긴 행사로 현재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을 새삼 다시 한 번 감사할 수 있게끔 해준다.

2. 춘천 고택

민속촌의 귀퉁이 한 곳을 떼어온 듯 옛 모습 그대로 간직되어 있는 춘천고택. 문풍지가 반듯하게 발라진 문을 살짝 열고 안을 엿보면 머리를 곱게 빗은 여인네가 정갈하게 수를 놓고 있는 광경이 보일 것만 같다. 한국의 전통적인 멋스러움을 가감 없이 느낄 수 있는 춘천고택에서의 하루는 따스한 밤으로 기억될 것이다. 뜨끈뜨끈하게 데워진 바닥 위에 무거우리만치 포근한 솜이불을 덮으면 한 겨울의 추위도 무섭지 않다.

1985년에 강원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춘천고택은 한옥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주인장의 손길을 듬뿍 받고 있다. 다른 한옥스테이 업소들은 투숙객들을 위해 조금 더 현대적으로 한옥을 개조하지만 춘천고택은 되려 현대화된 부분들을 좀 더 한옥답게, 전통 방식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당일예약은 받지 않는다. 커피와 토스트로 간단한 조식이 제공된다. 단 취사는 불가능하다.

3. 가평 취옹예술관

한옥 복합 문화공간인 취옹예술관은 가평군의 맑은 자연 속 한 폭의 그림처럼 존재한다. 15명의 대 인원까지 묵을 수 있는 큰 방이 있고 단체 인원을 수용하는 만큼 단체를 위한 장소들이 곳곳에 있다. 세미나실이 그 중 하나로 한옥에서 색다른 세미나와 회의를 할 수 있다. 앞에는 작은 연못과 정자가 있어 취옹예술관의 전경을 내려다 보며 풍류를 따라 노닐기에도 좋다.



취옹예술관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하루쯤은 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쉬는 것을 중요히 여겨 TV와 인터넷도 되지 않는다. 투숙객들은 지루하다 여길 수 있겠지만, 이와 더불어 휴대폰까지 하루만 잠시 꺼보는 것은 어떨까. 취옹예술관의 자연 속에서 느긋하게 보내는 휴식을 휴대폰 벨소리가 깰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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