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속 깊이 시원한 공기를 채우고 싶다면 강원도를 떠올리며 떠나 보지만 여름 휴가철, 서울을 출발해 달리려는 고속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이럴 때는 국도가 답이다. 무엇이든 빠르게 빠르게를 외치며 살아가는 때 국도는 제한속도로 인한 답답함을 불러올 수 있지만 반면에 여유로움이 선물로 돌아온다. 아스팔트만 보고 내달리는 고속도로와는 다르게 국도의 풍경은 한갓지고 풍성하다. 충주, 제천, 원주의 날고 기는 산군들의 호위를 받으며 드라이브하다보면 어느새 영월을 지나 정선에 이른다.
7월과 8월 한여름 무더운 시기, 만항재는 천상의 화원으로 불린다. 하늘도 초록색으로 물들일 정도로 눈이 부신 푸르름으로 단장한 낙엽송 숲은 상쾌하며, 나무 아래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야생화들을 만난다. 해마다 만항재 야생화 축제를 할 만큼 이곳 야생화는 길가 코스모스처럼 흔하게 널렸다. 하늘 아래 첫 고갯마루의 빼곡한 이깔나무 숲 아래 산책로를 걸으면서 만나는 야생화는 그 어떤 색보다 눈이 편안하다. 아이들이 하루 종일 끌어안고 살다시피 하는 스마트폰의 강렬한 색감에서 자연의 색감으로 눈과 몸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다.
낮 동안의 자연과의 교감이 저녁까지 이어진다면 그것보다 좋은 여행은 없을 것이다. 톤다운 된 컬러의 모던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키즈 펜션으로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생각하는 친환경 핸드메이드 디자인 가구로 알려진 ‘란가구’를 객실에 비치해 꾸몄다. 객실에 설치된 인디언 텐트와 미끄럼틀, 객실 내에 마련된 수영장은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어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가 좋아한다. 자동차 극장 못지않은 야외 영화관을 비롯해 객실 내에 설치된 빔 프로젝터로 영화관에 간 듯 영화감상까지 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