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보배의 로스팅 탐방기] 대치동 로스터리 카페 `프레세르 커피로스터스`

삼성동 골목 카페
로스터리 카페 `프레세르 커피로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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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낙엽의 계절 11월. 가을이면 희미해진 추억과 멀리 보냈던 마음, 한동안 잊어버렸다가 다시 떠올라 울컥하게 되는 마음이 더치커피처럼 천천히 우리 앞에 놓인다. 커피가 있어 가을은 사람들을 더욱 성숙하게 만든다.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커피 전문점 현황과 시장 여건’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2019년 7월 현재 전국에서 7.1만 개의 커피 전문점이 영업 중이라 한다. 전체 매장의 41.2%는 서울과 경기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시군구별로 커피 전문점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 강남구이며 인구 대비 매장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중구로 나타났다. 또한 2018년 커피전문점 창업은 1.4만 개, 폐업은 9천 개 수준으로 폐업보다 창업이 많은 상황이 지속하고 있으며 소규모 매장 창업이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렇게 치열한 커피전문점들은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폐업하는 곳이 많다고 하다. 가장 치열한 강남에서 9년 이상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대치동 카페 ’원두 공장 프레세르‘ 이석 대표를 만나 롱런하고 있는 골목 카페 이야기를 들었다.

’프레세르‘ 카페를 소개해 주세요

“프레세르는 카페에서 직접 원두를 로스팅 해 커피를 판매하는 로스터리 카페에요. 좋은 생두로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최상의 맛과 향을 찾아내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드리고 있어요. 초기에는 원두 납품을 위한 공간으로 시작했는데,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카페를 오픈하게 되었어요. 현재는 납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카페를 찾는 손님들도 많은 편이에요.“

이석 대표는 Q-grade 전문가이자 전문 바리스타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대치동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어, 쉽게 찾아갈만한 곳은 아니지만 한번 찾아온 사람들은 마니아가 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로스터리 카페로 시작한 ‘원두 공장’의 아이덴티티로 신선하다는 뜻의 프랑스 말 ‘프레세르(Fraicheur)’를 더해 탄탄한 골목 카페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원두 공장 프레세르는 왜 시작하게 됐는지?

” 2001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어요. 지속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커피를 알게 되었어요. 커피를 배우면서 다양함에 빠져들었고, 더 자세히 알고 싶었어요. 이후 바리스타 학원과 커피 전문가들의 개인 레슨을 받으면서 단계별로 실력을 쌓아가게 되었어요.”

2011년 3월에 카페를 오픈했다. 로스터리 공장으로 먼저 시작해 카페로 전환해 9년이 된 지금까지 골목 카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탄탄한 골목 카페 운영 노하우가 있다면?

“커피 맛에 집중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좋은 원두로 좋은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한 시간들이 한해 한해 누적되면서 커피를 좋아하는 마니아들도 생겨나고 원두를 주문하는 고객도 늘어났기 때문이죠. 그리고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에요. 재미있게 카페를 운영하기 위해 가족 같은 분위기에 실력을 쌓아갈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며 지내왔던 시간이 지금까지 오게 된 이유인 것 같아요. 5년 이상 카페의 버팀목이 되어 주는 직원을 보면서 든든하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마지막으로 카페를 찾는 손님과의 소통과 공감이에요. 한곳에서 오래 하다 보니 이젠 단골 고객들은 친한 친구처럼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어요.”

카페 인테리어도 이 대표의 감각이 반영되었다. 카페 공간 내부에 로스팅 하는 곳이 별도로 있고, 아늑한 카페는 직장인에게는 잠깐의 휴식을, 주민에게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맛있는 커피를 내려주는 바리스타의 밝은 표정과 친절한 모습에 커피 이외 따뜻한 온정을 느낄 수 있었다.

프레세르의 특징과 장점을 소개해 주세요.

“커피 맛은 아주 미세한 차이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프레세르만의 커피 맛을 유지했다는 점이에요. 그동안 별다른 홍보를 한 적도 없지만 새로운 손님들도 찾아오게 되는 골목 카페가 되었다는 거죠. 다녀가신 분들의 구전효과와 SNS 활동이 도움이 정말 많이 되었어요. 참 감사한 일이에요”

현재 카페 수익은 카페 운영과 원두 판매가 5:5 정도 된다. 요즘처럼 불경기인 요즘에서 원두 납품 업체는 증가추세라 한다.

커피 대회에서 우승도 하셨다고 들었는데 요즘도 대회에 참가하시는지?

“네. 로스터 대회에 참가해 입상하기도 했죠. 2015년 커핑 대회에서 2등을 했어요, 그 이후 다른 대회도 참여하고 요즘은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고요. 최근 들어 젊은 친구들의 탄탄한 실력을 보며 저도 감탄하게 돼요. 때론 주춤해진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계기도 되고, 서로 협업하며 상생할 수 있는 커피인들도 자주 교류하며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어요. 커피는 정말 끝이 없는 길인 것 같아요.”

로스터리 카페가 롱런할 수 있는 3가지를 뽑자면?

“제일 중요한 것은 좋은 재료와 차별화된 커피 맛이라 생각해요. 이것이 카페의 기본이기도 하고요. 두 번째는 꾸준히 좋은 커피 맛을 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죠. 트렌드에 민감한 커피 시장은 카페 인테리어도 신경을 써야 하고, 외부 세미나나 전시회 등 커피인들의 소규모 모임도 참여하며 새로운 정보를 알고 시기적으로 잘 적용해야죠. 참신한 메뉴도 만들어 가며 끊임없이 꿈틀거리며 나아가야 한다는 거죠. 사실 제일 어려운 것 같기도 해요. 세 번째가 재고 관리죠. 판매 물량을 정확히 체크하고, 블렌딩을 하거나 할인해서 최대한 빨리 재고를 소진할 수 있는 노하우를 쌓아야 해요, 그래야 로스터리 카페를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어요.”

로스터리 카페라 함은 원두를 직접 볶고 갈아 커피를 만드는 카페를 말한다. 카페 메뉴는 오직 커피에 집중되어 있다. 카페 매출은 대부분 아메리카, 라떼 그다음 시그니처 메뉴 순으로 판매되고 있다. 커피에 생크림을 커핑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주는 아인슈페너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다. 그 외 생크림을 물게 쳐 층을 만든 비엔나커피의 달달한 맛도 인기다. 메뉴 개발은 원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신중하게 작업한다. 싱글 오리진은 케냐,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브룬디, 르완다, 이디오피아 등 스페셜티 커피로 매주 바뀐다.

커피 이외의 취미생활은?

“취미 생활은 운동이에요. 1주일에 필라테스, 수영, 골프 등 다양하게 체력 관리를 하죠. 체력이 좋아야 8시에 오픈해 저녁 7시 마감까지 즐겁게 일할 수 있으니까요.”

맛있는 커피는 카페의 기본이다. 서비스업인 카페는 사람과의 따뜻한 교감이 있어야 한다. 다정하고 즐거운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할 때 한발 더 친숙한 관계로 발전하게 되며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

“카페를 겸한 로스터리 카페를 지속할 계획이에요. 지금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하다 외곽으로 조금 벗어나 대형 로스팅을 운영할 계획이에요. 대형 로스팅을 해야만 가격 경쟁력도 생기고 좀 더 다양한 원두를 공급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나라 성인 1명이 하루에 약 2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고 있다. 카페를 갈 때 커피의 맛과 매장의 접근성, 커피 가격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커피 시장의 급성장과 포화상태 속에서 오래도록 카페를 운영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무엇보다 커피 본연의 맛, 차별화된 맛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커피 전문점을 벗어나 지역기반에서 성장하는 특색 있는 소형 카페의 성공사례로 이어지고 있다. 자신만의 커피 맛을 유지하는 ’프레세르 커피로스터스‘의 차별화는 지속적인 성장을 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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