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억새가 일렁이는 신두리 해안사구

태안 해변길 시작은 바라길부터
모래 언덕과 억새가 바다를 이루고 있는 신두리 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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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트립in 신영내 기자]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학암포 해변, 바닷물이 쓸려나간 모래밭에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낸 소분점도는 앙증맞기 짝이 없다. 아직은 찬 바람에 옷깃을 여미다가도 송림으로 들어가면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햇볕이 따사롭다. 신두리 해안의 강한 바닷바람이 만들어 낸 넓은 모래 언덕과 해풍에 일렁이는 황금빛 억새의 이국적인 풍경은 요즘이 한창이다.

태안 해변길 시작은 바라길부터

학암포 해변의 곰솔 숲은 썰렁한 겨울 바다를 아름답게 꾸미고 거센 바닷바람을 막아 주고 있어 도보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묘미를 주고 있다. 바싹 말라버린 잎새 사이를 빠르게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낯선 방문자를 보고 달아나는 고라니다. 드넓은 사구 습지에서 장관을 이루며 일렁이는 황금빛 갈대와 화력 발전소가 뿜어대는 하얀 연기구름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래전 중국과의 교통 중심지였던 분점포구에 있는 소분점도의 고운 모래사장과 잔잔한 파도가 이는 호젓한 바닷가 또한 좋다. 혹시나 학을 닮은 바위가 학이 되어 날아오지는 않을까 싶다.

모래 언덕과 억새가 바다를 이루고 있는 신두리 해안

신두리 해안은 오랜 세월 강한 바닷바람으로 생성된 모래가 언덕을 이루고 잡초가 생겨나 초원이 되고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너른 모래언덕은 신두리에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풍경이다. 해안 사구의 안쪽에 있는 12ha나 되는 곰솔 생태숲 아래와 숲 너머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은 억새다. 운석이 떨어져 좋은 기운이 가득하다는 둥글고 큰 웅덩이(작은 별똥재)를 지날 때는 각자의 소원을 빌어보고, 사구가 육지로 변할 때 가장 먼저 자란다는 억새가 울창한 억새골 에서는 귀 기울여 바람 소리를 들어본다. 넓은 갈대밭 사이를 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작고 하얀 집에서 잠시 아픈 다리를 쉬게 하며 차 한잔하는 여유도 누릴 수 있다.

지금 제철인 새조개 샤부샤부나 게국지도 먹어보고 신두리나 만리포에서 저녁 일몰을 보고 태안 빛 축제까지 보고 온다면 알찬 당일 여행 코스가 된다. 대낮에는 찬 바람이 그다지 춥게 느껴지지 않으므로 집안에만 있지 말고 주말 나들이로 다녀오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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